충신당 동계정온종택: 대문채 좌측

설명

인심으로 완성된 동계정온고택
5백 년 된 이 한옥은 고건축학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집이다. 양반가 중에서도 보기 드문 삼겹집 구조인데, 사랑채 앞뒤로 방을 들인 형태를 뜻한다. 이렇게 거대한 가옥구조를 이루게 된 데는 1860년대에 있었던 보리 흉년이 큰 영향을 줬다. 애초에 돌이나 서까래, 기둥 등의 자재를 가져오는 마을 사람들에게 쌀을 나눠줄 요량으로 시작된 공사였는데,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몰려 지금의 큰 집이 완성된 것이다.
가옥 구조는 남방식과 북방식 건물이 어우러져 있다. 이곳은 남쪽 지방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산이 많아서 바람이 강하기 때문에 두 가지 구조를 모두 택했단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지붕 아래 지붕이 하나 더 있는 겹지붕이다. 호서지방과 가까워 비가 잦은 까닭에 지붕 두 개를 겹쳐 다실인 누마루로 빗물이 새는 것을 방지했다. 누마루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공간 중 하나인데, 은은한 장식이 돋보이는 고급스러운 다기장과 다도를 위한 모든 도구가 마련되어 있는 특별한 방이다.

대대로 이어지는 손맛이 기품을 더하다
동계정온고택은 금원산과 기백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시원한 바람이 집안 공기를 상쾌하게 한다. 가족들이 사는 안채 뒤로는 5백 년을 이어 조상을 모시고 있는 사당이 있고, 그 옆으로는 항아리 수십 개가 놓여 있다. 그 속에는 종부의 손을 거친 간장, 고추장, 된장 등 전통 음식이 담겨 있는데, ‘기왓골’이라는 브랜드로 만들어 판매도 하고 있다.
이 오래된 고택에 머무르며 전통의 맛과 멋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주변 관광지도 볼만하다. 매년 여름, 근처 수승대 계곡에서 국제연극제도 열리는데, 세계 각국에서 온 공연팀의 고전극과 퓨전극, 뮤지컬 등 다양한 야외 공연을 볼 수 있다. 이때 동계고택 마당에서 전통 행사와 춤사위가 펼쳐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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